작성자 James Chae — 엑스퍼트 사피엔스 공동창업자
검토됨 6월 2026
법률 및 지적재산
유치권/담보권 (Lien)이란 무엇인가요?
정의
영어 lien은 빚을 담보하려고 재산에 걸어 두는 권리를 넓게 가리키지만, 한국법에는 이와 꼭 맞는 하나의 제도가 없습니다. 한국의 유치권은 남의 물건을 점유한 사람이 그 물건에 관해 생긴 채권을 받을 때까지 물건을 돌려주지 않을 수 있는 권리이고, 대출 담보로 쓰이는 것은 저당권·근저당권 같은 다른 담보권입니다.
민법 제320조에 따르면 타인의 물건이나 유가증권을 점유한 사람은 그 물건에 관하여 생긴 채권이 변제기에 있으면 변제를 받을 때까지 그 물건을 유치할 수 있습니다. 점유가 불법행위로 시작된 경우에는 유치권이 생기지 않습니다. 유치권자는 변제를 받기 위해 유치물을 경매할 수도 있습니다(제322조 제1항). 수리비를 받지 못한 정비업체가 차를 돌려주지 않는 경우가 대표적인 예입니다.
부동산에서는 공사대금을 받지 못한 시공사가 건물을 점유하며 유치권을 주장하는 경우가 문제가 됩니다. 유치권은 등기할 수 있는 권리 목록(부동산등기법 제3조)에 없어 등기부에 나타나지 않지만, 경매로 부동산을 산 매수인은 유치권자에게 그 채권을 갚을 책임을 집니다(민사집행법 제91조 제5항). 다만 경매개시결정이 등기되어 압류 효력이 생긴 뒤에 점유를 넘겨받아 얻은 유치권으로는 매수인에게 대항할 수 없습니다(대법원 2005. 8. 19. 선고 2005다22688 판결). 시공사는 공사대금 채권을 담보하기 위해 그 부동산에 저당권 설정을 청구할 수도 있습니다(민법 제666조).
미국의 mortgage lien에 해당하는 것은 저당권입니다. 저당권자는 채무자나 제3자가 점유를 넘기지 않고 담보로 제공한 부동산에서 다른 채권자보다 먼저 변제받습니다(민법 제356조). 은행 대출에 흔히 쓰이는 근저당권은 담보할 채무의 최고액만 정하고 채무 확정을 뒤로 미루는 방식입니다(제357조). 같은 부동산에 등기한 권리의 순위는 등기한 순서에 따릅니다(부동산등기법 제4조 제1항).
미국의 세금 lien에 대응하는 한국 제도는 국세 우선 원칙입니다. 국세와 강제징수비는 다른 채권보다 우선 징수하지만, 국세의 법정기일 전에 설정된 전세권·질권·저당권 등으로 담보된 채권은 원칙적으로 국세보다 앞섭니다(국세기본법 제35조 제1항). 다만 그 재산에 부과된 상속세·증여세·종합부동산세는 이런 담보채권보다도 우선합니다(같은 조 제3항). 판결 lien에 가까운 것은 금전채권의 강제집행을 보전하기 위한 가압류이고(민사집행법 제276조 제1항), UCC 신고에 가까운 것은 법인이나 사업자등록을 한 사람이 동산을 담보로 제공할 때 하는 담보등기입니다(동산·채권 등의 담보에 관한 법률 제3조 제1항).
미국에서는 모기지, 국세청(IRS)의 세금 lien, 건설업자의 mechanic's lien, 판결 lien, UCC 신고를 모두 lien이라고 부릅니다. 이 단어를 한국어로 옮길 때 '유치권'으로만 이해하면 권리의 성격과 순위를 잘못 판단하기 쉬우므로, 어떤 한국 제도에 해당하는지 하나씩 확인해야 합니다.
왜 중요한가
부동산을 사거나 빌리거나 경매에 참여하기 전에 등기부에서 저당권·근저당권·가압류를 확인하세요. 유치권은 등기부에 나오지 않으므로 현장에서 누가 점유하고 있는지, 공사대금 분쟁이 있는지도 따로 확인해야 합니다. 매도인의 세금 체납은 법정기일에 따라 저당권보다 앞설 수 있으니 거래 전에 납세 상태를 확인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공사대금을 받지 못한 시공사라면 점유를 유지할지, 저당권 설정을 청구할지 부동산 전문 변호사와 함께 정하세요.